“인생이 땅 위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고된 종살이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네 한평생의 인생살이가 품꾼의 나날과 무엇이 다른가?
그저 날이 저물기를 고대하는 종과 같고, 오직 하루의 품삯 받기를 기다리는 품꾼과 다를 바가 없구나.
나도 그렇게 여러 달을 고통 가운데 보내고 있으니, 오직 괴로운 밤만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네.
내가 잠자리에 누울 때도 ‘언제 깰까? 언제 날이 샐까?’ 하고 걱정하면서, 날이 새도록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며 잠 못 이루는 나날의 연속이라네.
내 온몸엔 구더기가 득시글거리고, 피부에는 옴딱지가 덕지덕지하고, 짓무른 상처에서는 고름만 줄줄 흘러나오네.
그처럼 비참한 내 인생이 날마다 베틀의 북보다 빨리 흘러가니, 아무런 소망도 없이 그저 종말을 맞이할 것 같네.”
“하나님, 내 목숨이 한 줄기 바람 같은 것임을 기억하소서. 나의 두 눈이 다시는 좋은 세월을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 나를 보는 눈들이 조만간 더 이상 나를 보지 못하고, 주께서 눈을 뜨고 나를 찾으시려고 하실지라도 나는 더 이상 땅 위에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구름이 사라지면 자취조차 없어지는 것처럼, 한번 무덤으로 내려간 자는 다시는 땅 위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그런 자는 다시는 자기 집으로 돌아갈 수 없고, 그가 살고 있던 자리도 더는 그를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 내가 입 다물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내 영혼이 참으로 괴롭고 답답하니, 내가 번민 속에서 말하지 않을 수 없으며, 고통 가운데서 불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몸이 바다라도 된단 말입니까? 아니면, 바다 깊은 곳의 괴물이란 말입니까? 어찌하여 주께서는 눈을 부릅뜨고 나를 그리도 세밀하게 감시하십니까?
내가 생각하기를 ‘잠자리에 들면 그래도 좀 낫겠지, 잠을 자면 고통이 덜어지겠지’ 하지만,
어찌하여 주께서는 악몽으로 나를 놀라게 하시고, 두려운 환상으로 나를 떨게 하십니까?
그러므로 내가 이런 상태로 계속 살아가느니, 차라리 숨이 막혀 죽는 편이 훨씬 낫겠습니다.
정말이지 삶이 지긋지긋합니다. 내가 영원히 살 것도 아닌데, 제발 나를 좀 내버려두십시오. 살아가는 나의 나날이 허망하고 아무런 의미조차 없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는 그렇게도 크고 대단하게 여기십니까? 어찌하여 그토록 마음을 두고 관심을 쏟으십니까?
어찌하여 아침마다 그를 감찰하시고, 어찌하여 매 순간 그를 시험하십니까?
주께서는 언제까지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시렵니까? 어찌하여 침 한 번 꼴깍 삼킬 동안만이라도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으십니까?
사람을 끊임없이 감찰하시는 분이시여, 설령 내가 죄를 지었다고 할지라도, 도대체 그것이 전능하신 주께 무슨 해를 끼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런데도 주께서는 어찌하여 나를 과녁으로 삼아 이토록 괴롭게 하십니까? 내가 그토록 주께 짐이 된단 말입니까?
오, 어찌하여 주께서는 나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시고, 나의 죄악을 덮어주지 않으십니까? 내가 이제 머잖아 죽어 흙 속에 눕게 되면, 그땐 주께서 아무리 나를 찾으실지라도 이미 나는 땅 위에서 사라지고 없을 것입니다.”